제목 : 5월 21일 힘들었던 보성 행사...대략 좌절ㅠㅠ
이름: tori
작성일: 2006-05-30
조회: 6,256
과묵한 손님들.....후기 올리는 것 조차 고민하게 만드신 분들이셨다...ㅋㅋ
전 날 백화점 행사로 무지 무지 힘들었던 이 가이드....우째 이런 일이 못 일어났다.
시계를 분명 맞춰 놓고 잤건만 어이하여 나는 못 일어났단 말인가...
핑계 아닌 핑계를 대라면...음...전날 행사에 너무 집중해서...아니면 피곤을 무릅쓰고
대청소를 해서...아니면 그저 게을러서....에라..이미 엎질러진 물..어찌하리...
그렇게 깨워 달라 애원했건만 6시 58분에 전화주신 전과장님...미워용...ㅠㅠ
손님이 1분이라도 늦을라치면 도끼눈 뜨던 내가 아닌가....이를 우째...
워쩌긴 세수만 하고 헐레 벌떡 택시를 잡아 탔지용...
7시 10분경에 도착..이럴 땐 집 가까운게 도움일세 그려...
이런 저런 행사 준비 끝에 인원체크는 전과장님이 해주셨고 일단 타고 가면 되는 것...
근데 맨얼굴에 눈썹 조차 못 그렸으니 문젤세....어쩌...그냥 버텨야징...
흐린 날씨라 그나마 선탠크림을 안 발라도 되겠다 안심했건만 그날 햇살이 쨍쨍이었다죵^^;
버스에 올라 우선 일정표랑 이름표를 나눠 드린 후 가이드 인사....
손님들은 아마도 누군가 했을지도 모르겠다.
머리는 산발에, 얼굴은 노메이컵에, 목소리는 잠긴 채 인사는 거의 자동으로 나왔다지요...
아침에 인원 체크를 하며 손님들의 얼굴도 익히는데 이 날은 전혀 못했으니...아쉽다..
지금도 기억이 잘 안난다고나 할까....
인사 후 자리에 앉아 얼굴에 색칠이라도 해볼까 했지만 화장품이라곤 립스틱과 펜슬뿐...
결국 화장기 없는 얼굴을 한채 버텨야 했지용....
정읍휴게소에서 잠시 쉰 뒤 순천을 접어 들 무렵 녹차와 보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지만
참 징그럽게도 재미가 없다...손님들이 어찌나 과묵들 하신지....
어쩌면 내 이야기가 정말 재미없었는지도 모르겠다만은 쪼매만 웃어주시지...ㅠ..ㅠ
가이드는 손님들의 웃음정도에 따라 힘이 생겨서 더 하게 되는데...
어쨌던 대충(?) 하고 자리에 앉게 되었다...
보성행사에서 대충이라니...이 가이드가 가장 사랑하는 코스가 아닌가.....아쉽다...
**이 글을 쓰다보니 손님들 얼굴이 생각난다....이름은 잘 안나지만....
커플분이 세 팀...일가족 한팀. 자매분들, 숙녀커플(?) 3팀, 사진 작가 1분..**
가장 먼저 오신 사진 작가님...임용순님...봇재다원이 사진 찍기가 별로라시더군요^^;
솔직히 그런 점은 있지요....그래서 다음달 행사부터 이름부터 예쁜 몽중산으로 바뀐답니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기도 하지만 예약 없인 못들어 간답니다^^
손님들이 다 오시고 드디어 점심식사하러 출발 !!!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내 말에도 기운이 생긴다.
녹차밭을 둘러 보신 후 라서 인지 말에 관심을 가져 주시더만^^;
보성에선 녹돈을 먹지요....늘 그렇듯이....
이번엔 지배인이 방으로 잡아 놓으셨다.
좌석배정은 참 힘든 일이다. 잘못하면 커플들이 떨어져 먹는 사태가 벌어지니...
그래도 이 날은 좀 퍼팩트하게 맞췄다고나 할까^^;
내 자리는 지난 2월 남이섬 행사때 함께 해주셨던 현아님 자매와 혜원양과 친구 리사양.
리사씨는 한국 온 지 8개월된 미국 아가씨..눈이 멋졌던게 기억이 난다.
어쨌든 우리 자리에 벽안의; 이방인이 있으니 얘기라도 나눠야 할 것 같아서 사용한 지
오래되어 기억조차 안나는 영어를 더듬 더듬 떠들어 대며 대화 시작...
현아님 자매와 서로 인사를 시키고(^^:) 사이좋게 맛나게도 냠냠...
옆에 계시던 커플분도 여자친구가 영어를 잘 한다고 하셨는데 대화엔 참여치 않았다..
그냥 대화하셔도 되는데......
낯선 이방인이 묵은지를 잘 먹고 젓가락을 잘 사용하는것을 보며 꽤나 놀랬었는데....
보성에서의 점심은 손님들이 참 좋아하신다...
현아님....토토는 이윤을 남기려는 회사가 아닌것 같아요.....감사!!!
기사님도 한 말씀....이래서 뭐 남나요^^;
우리 여행사의 모토가 무엇이던가...잘먹고 잘 보자..아닌가..이 정도야 뭐^^;
식당측에서 서비스로 고기가 더 나왔는데 결국 다 먹지도 못했다죠^^;
남은 고기 눈 독 들이셨던 우리 젊은 언니 팀!!!! 어쩌겄수...우리가 지불한게 아니라서
챙겨 드리진 못했지만 맘은 간절했었답니다^^;
다음 코스인 낙안읍성에 대한 안내는 그나마 점심 먹었다고 힘이 생겼는지 열심히 주절 주절.
잘 들어 주셨는지 워쨌는지....
힘이 딸려서 이 날 함께 다녀 드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별다른 지각생없이 다음 코스인 선암사로 이동.....
이 가이드가 가장 사랑하는 절인 선암사...그래서 할 말도 참 많은데...
어째 용케 시간안에 이야기가 끝나고 선암사 도착 !!!
운 좋게도 이 날에 제사를 지낸단다...
매표소 올라가는 입구에 중님들과 사진사들이 잔득 모여 계신다...
서울에서 한 스님이 돌아가셔서 이 곳에선 도제를 드린다고...
부주(?), 불사라고 해야하나...선암사 덕에 우리도 돈(?)을 버는 택이니 불사도 좀 하고..
내 이름으로 하고 나니 사장님이 걸린다...
다시 내려와서 사장님 이름으로도 한번 더 불사....난 참 착하기도 하지...
시간이 지난 후 헐레벌떡 오신 우리의 커플 손님..짝꿍을 잃어버리셨단다....
워쪄...그러게 손을 꼭 잡고 다니시지....
잠시 후엔 웃으시며 오셔서 천만 다행이시다....
이 날 컨디션이 엉망이었던 가이드는 정말 부끄러웠답니다...
컨디션 조정도 가이드 몫인데 전날 무리했다고 피곤해하며 힘들어 하다니요...
설령 손님이 과묵하셔도 웃을수 있게 해 드렸어야 하는것을...두고 두고 후회막급입니다.
세이에서 내리고 싶다고 하셨는데 출발지까지 기어코 모시고 가서 그것도 죄송합니다...
이해 해 주실거죠^^;
이 날 함께 해주셨던 임선생님..멋진 사진 감사드려요....
사진작가가 달리 사진작가이겠냐고....우리끼리 얘기 했답니다.
출력해서 액자에 걸어두고 싶을 만큼 맘에 들더군요....
담에도 꼭 부탁 드려요....
재미없는 가이드 얘기듣느라 힘드셨을 우리 손님들...
앞으론 더 재밌는 이야기를 개발 해보겠습니다...
안동테마도 만들 계획이니까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셔요...
1주일이 훨 지나 적는 가이드 후기 이것도 죄송^^;
모두 행복하시고 제가 이름 기억 못한다고 서운해 하실거 아니죠^^;
그래도 얼굴은 모두 기억하고 있답니다....
담에 꼭 다시 찾아 주세요.....감사합니다...